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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고

[나의 창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도 아닌,

나는 고슴도치다

 

우리의 삶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누군가와 연결될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끼고, 그 연결 속에서 기쁨과 슬픔, 안정과 불안 등 다채로운 감정을 경험한다.

친구, 연인, 가족.

이들은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누구보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때때로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인 공간이 절실해질 때가 있다.

북적이는 관계 속에서 벗어나 홀로 고요히 침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내 깊은 외로움과 마주하며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갈망하기도 한다.

혼자이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혼자이고 싶지 않은 이 모순적인 마음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감정의 이면에는 우리 내면의 '의존 성향'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의지하고 기대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설 때 우리는 비로소 안전하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삶의 무게를 나눌 수 있고, 나약한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는 관계 속에서 깊은 안정감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의존하는 관계가 깊어질수록 마음 한구석에는 불만과 답답함이 쌓여가기도 한다.

어쩌면 자신의 자율성을 잃어버리는 듯한 느낌, 혹은 상대방이 나의 기대를 온전히 채워주지 못한다는 서운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관계로부터 거리를 두거나 독립하여 온전한 자율성을 얻게 될 때도 있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 자신으로 온전히 설 수 있다는 해방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율성에는 종종 그림자처럼 불안감이 따라붙는다.

혼자가 되었다는 막막함,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기댈 언덕이 없다는 두려움이 우리를 엄습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관계 속에서 안정과 자율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욕구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자 운동을 한다.

때로는 상대에게 깊이 의지하며 모든 것을 공유하고 싶어 하다가도, 또 어떤 순간에는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상대를 밀어내거나 무심하게 대하기도 한다.

가까워지고 싶지만 가까워지면 찔릴까 두렵고, 멀어지고 싶지 않지만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한 복잡한 심리가 우리의 관계 방식을 규정한다.

 

결국 우리는 모두 '고슴도치'와 다르지 않다.

 

서로의 온기가 그리워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의 가시에 찔려 상처 입을까 봐 두려워하는 존재들이다.

관계 속에서 '적당한 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어쩌면 평생에 걸쳐 탐구해야 할 난제와 같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고슴도치 딜레마'를 깊이 이해하고, 자신과 상대방의 필요를 존중하며 섬세하게 거리를 조절해 나가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더욱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도 아닌,

서로의 온기를 느끼면서도 각자의 가시를 존중해 주는 그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관계 맺음의 본질이 아닐까?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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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슴도치 딜레마 (출처 ChatGPT)

 

"사회적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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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 2023년 5월